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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창업 실무

1인 창업자의 진짜 병목은 모델 성능이 아니었다

by Goyo 고요 2026. 5. 25.

 

Mythos라는 모델이 OpenBSD 소스코드에서 27년 된 취약점을 찾아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Simon Willison의 라이브블로그에서였습니다. 같은 주에 저는 제 서비스에서 AI 기능 하나를 빼고 있었습니다.

Mythos가 뭔지 잠깐

Anthropic의 다음 프론티어 모델로 알려진 Mythos는, 작년 말쯤 데이터 유출로 먼저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올해 3월에 Fortune 등 외신이 "Anthropic이 Mythos를 테스트 중이며, 능력의 단계적 변화(step change)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지금은 Anthropic Transparency Hub에 'Claude Mythos Preview'라는 이름으로 제한 공개 상태입니다. Project Glasswing이라는 방어적 사이버보안 프로젝트에 한정해서요. 일반 공개는 아직 아닙니다. 예측 시장 기준으로는 6월 공개 확률이 약 73%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Simon Willison이 올해 5월에 쓴 'Code w/ Claude 2026' 라이브블로그에 따르면, 그날 기준 Anthropic의 API 트래픽은 전년 대비 17배였다고 합니다. 그날 새 모델 발표는 없었는데도요.

이 숫자만 봐도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대충 옵니다.

'더 센 게 나오면 나도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 글을 읽고 나서 잠깐 그 압박을 느꼈습니다. 선정 가능성 예측 점수, 사업계획서 초안 자동 생성,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하나씩 떠오르더라고요. Mythos가 27년 된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내 서비스에 더 인상적인 AI 기능을 넣는 것도 이제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

인박스에 쌓이는 정부 공고를 보면서 "저걸 분석해서 나한테 맞는 것만 점수 매겨 주면 안 되나"는 건 저도 처음부터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빼기로 했습니다.

진짜 병목이 뭔지 생각해봤습니다

지난주 커피챗에서 한 분이 데모를 5분쯤 보더니 "이게 정확히 뭘 해주는 거예요?"라고 물었습니다. 못 이해해서 묻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정리가 안 된다는 눈치였습니다.

그 질문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 선정 가능성 점수가 얼마나 정확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다시 찾아올 이유가 있느냐, 그게 진짜 문제였습니다. 모델이 강해진다고 저절로 풀리는 게 아니었고요.

내가 AI를 쓰는 범위

지금 vibebuilder.kr에서 제가 AI를 쓰는 건 세 가지입니다. 공고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는 것, 주의해야 할 조건을 뽑아내는 것(예: '대표자 겸직 금지', '창업 3년 이내'), 그리고 태그 정규화 정도입니다.

이 세 가지 말고는 AI를 거의 안 씁니다. 선정 가능성 점수는 없습니다. 내 조건을 입력하면 맞는 공고를 골라주는 기능도 없습니다. 사업계획서 초안을 써주는 기능은 당연히 없고요.

없는 게 아니라 아직 안 만든 겁니다. 선정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은 어떤 기준으로 만들고, 얼마나 틀려도 되는지, 사용자가 틀린 점수를 믿었다가 피해를 봤을 때 어떻게 할 건지, 저는 이것들을 아직 모릅니다. 있어 보이는 기능 하나를 넣는 것보다 그 기능이 진짜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순서를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부품은 준비됐을 때 끼우면 됩니다

Mythos 같은 모델을 보면서 따라잡아야 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솔직히 완전히 안 받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요.

그래도 지금 제가 집중해야 할 곳은 압니다. 이 사람이 다음 달 마감 때 다시 오는가. 그게 되면 더 좋은 모델이 나왔을 때 끼워 넣으면 됩니다. 지금 서둘러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아직 확신이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판단이 맞는 절제인지, 그냥 기능 개발을 미루는 합리화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몇 달 뒤에 되돌아봐야 알 것 같습니다.


같은 압박을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혹은 반대로 "저는 진작에 이렇게 선을 그었어요"라는 경험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어떤 기준으로 그 선을 그었는지 댓글에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혼자 만들다 보니 이런 결정을 외부에서 검증받을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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